즐거운 추억

그 자실장은 무척이나 사랑받고 있었다.
크고 자상하며 배려심 넘치는 어미 실장과 귀여운 여동생들.
그리고 그런 자기 가족을 지켜주는 훨씬 더 크고 다정한 닝겐 주인님.

행복했다.
이 이상 바랄 것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자실장은 만족했다.
이 행복은 쭉 이어진다.
그렇게 굳게 믿고 있었다.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근거도 없이.
――하지만 그것은 '예전'의 이야기.


자실장은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에 큰 불만과 불안을 품고 있었다.
이곳은 어둡다.
어둡고 너무 좁다.
게다가 폐쇄감이 있어서 몹시 답답하다.
아주 가끔 머리 위쪽으로 어렴풋이 빛이 들어오는 일이 있지만, 그곳까지 도저히 올라갈 수 없어서 들여다볼 수가 없다.
바로 옆으로는 자유롭게 팔을 뻗을 수 있지만, 정면을 향하면 팔을 펴기도 전에 딱딱한 벽 같은 것에 부딪친다.
다리는 간신히 뻗을 수 있지만 앉을 수 있을 정도의 폭이 없기에 무릎을 조금 굽히면 등과 엉덩이가 딱딱한 것에 부딪친다.
필연적으로 계속 서서 지내게 되어버려서 쉬려고 해도 피로가 가시지 않는다.
바로 옆으로 몸을 쓰러뜨리려고 한 적도 있지만 바닥에 무언가 울퉁불퉁한 것이 많이 흩어져 있어서 옆으로 눕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몸 전체를 옆 방향으로 이동시키려 해도 금세 머리나 배, 아니면 엉덩이가 걸려서 균형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또한 빛이 들어오는 유일한 곳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서 그것도 싫었다.
요컨대 자실장은 판자 같은 것에 앞뒤가 막혀 꼼짝도 할 수 없게 된 상태였다.

키 20cm도 되지 않는 자그마한 자실장은 어딘지도 모를 '이상하게 좁은 공간' 안에 갇혀 있었다.

왜 이런 곳에 있는 걸까?
언제부터 여기 있는 걸까?
바깥의 상황을 전혀 모르기에 시간 같은 것을 알 턱이 없다.
더군다나 아직 시간 경과 개념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자실장은 터무니없이 긴 시간 이곳에 갇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배가 고팠다.
목이 말랐다.

밥은 어떻게 해야 먹을 수 있지? 물은 누가 마시게 해주지?
운치가 나오면 누가 치워 주지?

자실장은 불안에 사로잡혀 몇 번인가 테치테치 울어보았다.
하지만 좁고 어두운 공간 어디에서도 그 부름에 대한 반응은 없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자실장은 그동안의 기억을 되새겼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는가. 그것을 떠올리면 어쩐지 탈출의 실마리가 잡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테치....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어느 날 아침에 있었던 일.
자실장이 반추할 수 있는 가장 최근의 아침이었다.

늘 그렇듯이 따뜻한 담요 속에서 깨어났다.
둘째 여동생이 귀여운 손으로 볼을 톡톡 해서 일으켜주었다.
아침잠이 많아서 애를 먹게 했지만 여동생은 언제나 싫은 기색 없이 깨워준다.

나무로 된 실장 하우스에서 나오니 이미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늘 쓰는 크고 하얀 그릇에 좋아하는 실장 푸드가 넘치고 있었고, 그 옆에는 익숙한 물그릇이 있다.
저실장인 여섯째 여동생도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주인님이 그릇 옆에 경사가 완만한 받침대를 달아주었다.
그날 아침은 여섯째 여동생이 목마르다고 울고 있어서 와타시가 안고 물그릇까지 데려갔다.

여동생의 "레후~♪"하는 기쁜 목소리를 듣고 있을 때, 마마가 아침 볼일을 보라고 불렀다.
주인님의 분부로 식사 전에 볼일을 보고 손을 씻도록 정해져 있다.
여섯째 여동생을 안은 채 실장용 화장실에 줄을 선다.
마마의 도움을 받아 속옷을 벗고 화장실에서 운치를 한가득 눈다.
상쾌함을 느낀 다음, 따로 마련된 손 씻는 물그릇에서 비누를 이용해 잘 씻는다.
아직 혼자서 손을 씻지 못하는 넷째 여동생은 그날 아침에도 주인님에게 도움을 받고 있었다.

주인님은 오늘 아침 매우 환하게 웃고 있다.
요즘 기운이 없어서 걱정했기에 와타시는 정말 안심했다.

수건으로 손을 닦고 다 같이 밥그릇 주위에 앉는다.
주인님도 조금 떨어진 테이블에 닝겐상의 밥을 놓고 함께 식사한다.
다 같이 '잘 먹겠습니다'를 말하고 나서 직사각형의 실장 푸드를 양손으로 잘 잡고 모서리부터 깨작깨작 갉아먹는다.
여섯째 여동생은 아직 실장 푸드를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마마가 따로 그릇에 푸드를 깨뜨려 넣고 우유를 채워 불리고 있다.
와타시들도 그것을 먹고 싶어서 언제나 조르지만 마마는 절대로 나눠주지 않는다.
이것은 아기가 먹는 음식이란다.
그렇지만 바삭바삭한 실장 푸드도 맛있어서 와타시는 점점 이쪽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

흘리지 않도록 천천히 잘 씹을 것.
먹는 동안은 절대로 한눈을 팔지 말 것.
든 것을 전부 먹고 나서 다음 것을 먹을 것.
여동생들의 밥을 가로채지 말 것.
만약 흘리면 부스러기를 잘 주워서 치울 것, 그리고 '미안합니다'를 할 것.
밥은 세 알까지 먹을 것. 절대로 남기지 말 것.
그렇지만 마마는 와타시가 커졌으니까 네 알 먹어도 된다고 했다.
다 먹어도 모두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릴 것.
그리고 다 같이 '잘 먹었습니다'를 말할 것.

모두가 지켰다. 다 같이 지켰다.
그리고 주인님도 '잘했어요'라고 칭찬해 주었다.
모두의 머리를 웃으며 쓰다듬어 주었다.

둘째 여동생이 "주인님, 오늘은 웃어주신 테츄. 기운 차려주셔서 기쁜 테츄♪"라고 말했다.
와타시도 그렇게 생각해서 응 하고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

자실장은 감각적으로 슬슬 배변하고 싶어질 무렵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전혀 변의가 없다.
오히려 이 어둠 속에 오고 나서 한 번도 변의를 느낀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변비는 결코 아니고 뱃속에 나올 만한 것이 없는 것이다.
물론 이런 좁은 곳에서 똥을 눠버리면 참사가 일어날 것을 알기에 조금이나마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운치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몸에 활력소가 들어있지 않다는 것이고, 실장석 특유의 '배변에 의한 스트레스 해소'도 할 수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자실장은 곧 자신이 기운을 점점 잃어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테치ㅡ테치ㅡ! 하고 말하면서... 아니, 울면서 눈앞의 보이지 않는 벽을 두드렸다.

하지만 토닥임에도 못 미치는 소리가 울릴 뿐, 아무런 변화도 없다.

이 어둠은 그저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한없이 완벽에 가까운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가끔 어디선가 대량의 물이 흐르는 듯한 소리와 진동이 울려 퍼지는 일이 있지만 자실장은 그것이 무엇인지 판별할 수 없다.
가끔 멀리서 닝겐의 말소리가 들린 적도 있었다.
주인의 것 같은 높은 목소리가 들리는 일도 있었지만 이쪽에서 몇 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었고,
오히려 자칫하면 몸을 뒤흔들 정도의 강한 충격과 진동이 돌아오기 때문에, 자실장은 무서워서 어느샌가 소리를 크게 내지 않게 되었다.
그마저도 최근에는 그 강한 충격조차 오지 않게 된 지 오래지만.

자실장은 정적과 외로움을 떨쳐내기 위해 노래 부르기를 떠올렸다.
좋아하는 노래를.
지금은 닝겐상의 목소리도 안 들리니까 그 '쿵'하는 충격도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런 확신이 있었다.

◇◇◇

――아침 식사가 끝난 뒤에는 다 함께 놀이 시간.
그때도 다 같이 즐겁게 놀았지.

실장 하우스 주위에 깔린 우레탄 매트 위에서 데굴데굴 구르거나, 푹신푹신한 스펀지 공으로 캐치볼을 하거나, 미니카를 굴리거나.
와타시는 우지쨩 전용 미끄럼틀(판지를 구부렸을 뿐인 조촐한 물건)에 여섯째 여동생을 태우고 함께 놀아줬다.

마마와 주인님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주인님의 무릎 위에 앉아서 볼을 붉히고 있다.
마마는 주인님의 아주 커다란 가슴에 머리나 얼굴을 들이밀며 응석을 부리는 것을 좋아한다.
늘 부럽다고 생각한다.
주인님은 가끔 아주 힘들어 보이는 표정을 지을 때가 있는데, 그것은 마마를 싫어해서가 아니다.
잘 모르지만 고민이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와타시들하고 놀 적엔 절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주인님은 정말로 대단하구나. 그렇게 생각한다.

주인님은 마마뿐만 아니라 모두를 좋아한다.
와타시들 모두도 주인님이 좋다.
그래서 다들 무릎과 가슴에 안기고 싶어 했다.
지금은 아직 손 위에 올려주기만 하지만 빨리 커져서 주인님에게 안겨 커다란 가슴에 꾸욱 하는 것이 와타시의 꿈.
그렇지만 지금은 언니로서 여동생들을 돌본다.
오늘은 주인님에게 노래를 들려줄 거야.
와타시하고 둘째 여동생, 넷째 여동생은 전부터 연습했던 '다 함께 사이좋게 노래'를 불러서 주인님하고 마마에게 잔뜩 칭찬받았다.
주인님은 뭔가 기계를 가져와서 '녹음'이라는 것을 하고 있었다.
와타시들은 안 부르는데도 기계에서 와타시들의 노래가 들려와서 깜짝 놀랐다.

주인님은 그것을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듣고 기뻐하고 있었다.
와타시들은 조금 쑥스러웠지만 정말 기뻤다.
주인님이 슬픈 얼굴을 하지 않게 될 수만 있다면 와타시들은 뭐든지 하고 싶어 했다.
더 기뻐해 줬으면 하는 마음에 와타시들은 다음에 부를 노래를 생각하기로 했다.

'전화'라는 먼 곳의 닝겐상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신기한 기계가 갑자기 울었다.
어제도 잔뜩 울었던 것을 와타시는 알고 있다.
그런데 주인님, 울고 있는 전화를 보고 무척 싫은 표정을 지었다.
그것을 보고 와타시들도 불안해진다.
뱃속이 꾸욱꾸욱한다.
주인님은 전화에서 뻗어나온 하얀 끈 같은 것을 휙 잡아당겼다.
그랬더니 전화는 이제 울지 않게 되었다.
무엇을 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주인님이 더는 싫은 표정을 짓지 않게 되었으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

텟테츄~♪ 텟츄테츄~♪ 텟테~ 텟테~♪ 테치테치치ㅡ♪

어둠 속에서 노랫소리가 울린다.
리듬도 음계도 엉망인 노래를 열심히 부른다.
이 노래는 주인님하고 마마한테 닿아서 분명히 와타시를 구해준다!
그렇게 믿고 하염없이 노래한다.
하지만 여전히 어디에서도 반응은 없다.
자실장은 어제도 똑같은 생각을 해서 완전히 같은 행동을 취했다는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


이 안은 너무 후덥지근하다.
땀이 밴 몸이 가려워진다.
체열이 좁은 공간의 공기를 덥혀서 점점 숨이 막힌다.
네 번째 노래 도중에 구토감을 느낀 자실장은 노래하는 것을 멈췄다.
그리고 너무나도 애달프고 불안한 마음에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테에에에에......테에에에에에.......

목욕하고 싶어.
밥 먹고 싶어.
화장실도 가고 싶어. 운치 안 나오지만 주인님하고 한 약속이니까....
마마, 이번에는 제대로 혼자서 팬티 벗을 수 있게 될 거니까... 그러니까....

땀 때문에 옷과 두건이 몸에 달라붙는다.
온몸이 구석구석 가려워서 손이 닿는 범위를 긁는다.
그러나 손이 닿지 않는 정수리가 너무나 가려워서 지금껏 맛본 적 없을 정도로 괴로워진다.
마마와 주인님이 매일 정성스레 씻겨주었던 자실장은 땀이나 때로 지저분해진 경험이 없다.
그 때문에 이 가려움 지옥은 비할 바 없을 정도의 고통이었다.

이윽고 자신의 둥근 손으로는 몸을 충분히 긁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자실장은, 보이지 않는 벽에 몸을 바짝 붙여 문지르기 시작한다.
가려움이 가라앉는 것은 극히 일부뿐이었지만 지금의 자실장에게는 이것이 최선의 대책으로 느껴졌다.
몇 번째인지 모를 '쓱싹쓱싹'으로 실장복 소매가 찢어졌지만 자실장 자신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내 자실장은 점점 그 가려움조차 신경 쓰이지 않게 된다.

◇◇◇

잔뜩 놀고 노래를 부른 와타시들은 주인님의 손 안에서 차례차례 귀여움받았다.
주인님의 예쁜 손은 폭신하고 따뜻해서 정말 좋아!
그런데 넷째 여동생이 아까 금방 운치해놓고 또 실례를 했다.
주인님이 놀아줘서 기뻐서 마음이 풀어졌을지도.
마마가 혼내고 와타시도 화낸다. 주인님이 '딱밤'으로 '훈육'이라는 것을 한다.
넷째 여동생은 엉엉 울어서 주인님을 곤란하게 한다.
어쩔 수 없이 여동생을 씻기는 김에 다 같이 아침 샤워를 하기로 했다.

주인님이 울고 있는 넷째 여동생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상냥한 주인님이니까 분명 이미 용서해준 것이다.
주인님의 희고 매끈매끈한 손에 쓰담쓰담 받아서 기뻐하고 있다.
조금 부럽다.

다 같이 옷을 벗고 와타시들 전용의 작은 욕조에 들어간다.
와타시들처럼 알몸이 된 주인님이 따뜻한 물을 끼얹어준다.
다 같이 몸을 깔끔깔끔한다.
주인님도 정말 예쁘고 새하얗고 부드러워 보이는 몸을 꼼꼼하게 깔끔깔끔하고 있다.
여섯째 여동생은 마마의 손 안에서 깔끔깔끔, 넷째 여동생은 주인님이 깔끔깔끔해주고 있다.
조금 부럽다.
그렇지만 와타시는 언니니까 직접 씻고 나서 둘째 여동생을 깔끔깔끔해준다.
욕실을 나와서 다 같이 후끈후끈 깔끔깔끔이 된다.
주인님이 갈아입을 새 실장옷을 입혀주었다.
빨래한 좋은 냄새가 난다. 와타시는 이거 정말 좋아!
조금 있으니까 주인님이 산책하러 가자고 한다.
모두 기뻐한다. 마마도 기뻐한다.
주인님은 정말 상냥한 닝겐상이다. 와타시들은 주인님이 더 많이 많이 좋아졌다.

◇◇◇

땀이 흐를수록 갈증이 심해진다.
흘러내린 땀은 어딘가로 스며들어 사라진다.
자실장은 자기 팔의 땀을 할짝 핥아 수분을 보충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갈증이 점점 심해질 뿐이다.
점차 목소리도 거칠어져 하아하아 하는 메마른 호흡 소리만이 울린다.
허기는 절정에 도달, 이제 뭐든 좋으니까 뱃속에 넣고 싶다는 욕망이 솟아오른다.

이 자실장은... 아니, 그 어미와 여동생들도 동족식이나 자신의 몸 일부를 먹는 긴급 조치적 수단을 금기로 인식하고 있었다.
행복한 추억이 가득하기는 하지만 이 자실장도 사육실장으로서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엄격한 훈육을 받았다.
그 시절, 아무리 배가 고프더라도 '주어진 먹이'만을 먹어야 한다고 단단히 훈계를 받았다.
자실장은 지금은 없는 '셋째 여동생'과 '다섯째 여동생'을 떠올렸다.
셋째 여동생은 자매 중 유일한 분충이었다.
횡포, 어리광, 자기중심적, 쾌락주의, 어미의 가르침에 사사건건 반항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되먹지 못한 새끼였어도 어미는 필사적으로 훈육을 하려고 노력했다.
주인은 일찌감치 손을 떼라고 권했지만 그것을 거절하면서까지 훈육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 밤, 셋째 여동생은 저녁 식사가 양에 안 찬다며 자매 중 가장 얌전하고 말 없는 엄지실장, 다섯째 여동생을 냅다 죽이고 그 고기를 먹어버렸다.
태어난 지 사흘도 지나지 않아 발생한 비극.
격노, 동시에 비탄에 빠진 주인은 어미가 거부할 틈도 없이 문답 무용으로 셋째 여동생을 솎아냈다.

그 한 가지 괴로운 추억이 자실장이 취해야 할 긴급 조치를 억제하고 있다.

이제 슬퍼도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
눈물이 나오면 그것을 마셔 갈증을 풀 수 있음에도.
자실장은 뜻대로 되지 않는 자신의 몸을 원망했다.

이윽고.
극한의 배고픔에 이른 자실장은 어둠 속에서 환각을 보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 좋아하는 실장 푸드가 수북하다.
늘 먹는, 다 같이 사이좋게 먹는 그 실장 푸드다.
하지만 다른 이는 없다. 자신밖에 없다.
함부로 먹으면 혼난다고 생각한 자실장은 그 환각에도 필사적으로 견뎠다.

그러나.
그 환각 자체가 자실장의 굶주림이 만들어낸 가짜 영상.
스스로 만들어낸 유혹의 상징에 견딜 수 있을 리 없다.
자실장은 얼마 가지 않아 휘청휘청 끌려간다.
제대로 움직일 수 없기에 얼굴만 가까이 가져가 입으로 푸드를 집으려 한다.

――바스락......

단단한 것이 이빨에 닿는다.
씹는 느낌이 있다.... 그렇다면 정말로 여기 밥이 있었구나!
확신을 얻은 자실장은 그 직후, 정신없이 그것에 매달렸다.
평소보다 딱딱해서 먹기 힘든 느낌이지만 좋고 나쁜 것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실제로는 갉아먹는다기보다 이빨로 깨작깨작 긁는 것밖에 하지 못한다.
살짝 파인 가루가 입속에 떨어진다.
자실장은 그것을 혀 위에 모아 아직 약간 나오는 침으로 굳혀 꿀꺽 삼켰다.
자실장이 물고 있는 것은 '벽'의 파편이었다.
평평한 벽에 필사적으로 입을 갖다 대고 있는 것이다.
단단한 것을 이용하면 조금씩이나마 깎을 수 있을 정도의 강도.
물론 맛이 있을 리가 없거니와, 소화도 되지 않기에 쓸데없이 뱃속에 쌓이게 된다.
하지만 지금의 자실장에게 이것은 무엇과는 바꿀 수 없는 기호식품이었다.
이제는 자신이 먹고 있는 것이 음식이 아니라는 것조차 판단할 수 없을 만큼 신경이 쇠약해진 것이다.

◇◇◇

다 같이 새로운 실장옷을 입고 예쁘게 꾸미고 산책을 가게 되었다.
와타시는 구더기쨩 모양을 한 포셰트백을 어깨에 메고, 그 안에 간식인 콘페이토를 받았다.
여동생들도 각자 다른 색과 모양의 포셰트백을 받았다.
머리에는 리본. 와타시는 분홍색.
마마의 등에 포대기로 감싸인 여섯째 여동생에게도 커다란 노란색 리본이 달려있다.
주인님은 마마의 머리를 세 가닥으로 땋아주고 그 끝에 리본을 하나씩 묶어주었다.
와타시들은 조금 부러웠지만 커지면 똑같이 해주겠다는 주인님의 말에 그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화장'이라는 것을 하고 더 예뻐진 주인님이 와타시들을 집 현관에 데려다준다.
마마의 목에 '리드'라는 도구가 채워져있다.
와타시들은 채워지지 않았지만, 밖에서는 절대로 손을 놓으면 안 된다고 듣는다.
안 그러면 집에 못 돌아오게 된다고 한다.
무서워 무서워. 그러니까 절대 손을 놓으면 안 돼.
와타시는 여동생들에게 말한다. 모두 몇 번이나 목을 끄떡끄떡한다.

주인님이 특별히 도시락을 만들어주었다.
그것을 가지고 가까운 공원으로 나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가서 와타시들은 두근두근.
공원에는 와타시들 같은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친구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머리가 멍하다.
배가 굉장히 아프다. 그렇지만 배고픔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숨을 들이쉬자 몹시 뜨거운 공기가 들어온다.
자실장은 자신이 열이 난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극도로 약해진 몸에 결코 소화할 수 없는 것을 대량으로 섭취했기 때문에 탈이 난 것이다.
체온이 상승하여 점점 사고를 둔하게 만든다.
그런데도 자실장은 열심히 기억을 더듬었다.

이곳에 갇힐 때까지의――

◇◇◇

느긋느긋 걸어서 공원에 왔다.
공원 이곳저곳에 와타시들하고 같은 동료가 있다.
모두 저마다 주인님과 함께.
여러 사람이 있고 여러 동료가 있다.
다들 너무 즐거워 보여.

건너편에는 주인님이 옆에 없는 동료도 있었다.
목욕을 하려는 것 같은데 어째서 수건이랑 갈아입을 것을 안 갖고 있는 걸까?
머리카락이 없는 아이도 있다?
주인님하고 마마가 멀리 가면 안 된다고 부른다.
그래서 와타시들은 마마 가까이에서 논다.
해님의 빛이 너무 기분 좋다.

모르는 동료에게 인사를 한다.
예쁜 옷을 입은 아줌마가 싱글벙글하며 와타시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아줌마네 아이들하고 친해졌다.
다들 아주 착한 아이였다.
이렇게 많은 동료하고 노는 것은 처음! 너무 즐거워!

그리고 점심시간. 오늘은 밖에서 먹는다.
주인님이 와타시들 전용으로 만들어준 도시락을 꺼내준다.
닝겐상의 밥을 먹게 해주는 건 처음!
와타시들은 너무 기뻐서 다 같이 고맙습니다 했다.

아줌마네 가족하고 그 주인님도 같이 밥을 먹었다.
밖에 나오면, 공원에 나오면 이렇게 즐겁구나! 몰랐어!
와타시하고 여동생들은 바깥하고 공원이 아주 좋아졌다.

늘 먹는 실장 푸드랑 다르지만 도시락은 정말 맛있었다.
또 먹고 싶다!


아무래도 저도 모르게 잠든 것 같다.
아직 간신히 살아있다.
자실장은 어느덧 '즐거웠던 추억' 속에 현재의 자신을 투영하여 현실 도피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독한 추위에 급격히 의식이 돌아와버렸다.
좀 더 즐거운 추억에 젖어있고 싶었지만 다시금 현재 상황을 떠올린다.
정적과 어둠이 여전히 자실장을 감싸고 있었다.

테치이이이이이.......

테에에에엥.......

몸이 차가워진다. 떨린다. 안쪽부터 추위가 솟아오른다.
고열이 나는 바람에 이번에는 오한이 덮친 듯하다.
땀과 체액으로 젖은 옷은 사정없이 체온을 빼앗는다.
조금 전까지 느꼈던 타는 듯한 더위는 이제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의 상태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자실장은 두 어깨를 손으로 잡고 되도록 몸을 웅크려 그저 체온을 보존하려 애썼다.
문득 다시 정신이 멀어진다.
자실장의 의식은 이미 단속적으로만 지속되게 되었다.

◇◇◇

공원에서 즐거운 식사를 하고 조금만 더 논다.
주인님하고 마마가 이제 돌아갈 시간이라고 말을 걸어서 서둘러 모인다.

어라, 둘째 여동생이 없어?
아까까지 와타시 바로 옆에 있었는데?

주인님하고 마마가 와타시랑 넷째 여동생을 보고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와타시도 불안해진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아줌마네도, 목욕을 하려던 동료도, 조금 요상한 옷을 입은 동료도, 아무도 없다.

주인님이 소리를 냈다. 마마도 그랬다.
건너편을 보니 모르는 닝겐상이 혼자 서있다.
모자를 쓰고 있어서 얼굴이 잘 안 보인다.
닝겐상이 있는 곳에서 둘째 여동생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어? 어째서 여동생의 소리가 나지?

그 순간, 주인님이 무서운 얼굴이 되었다.

들고 있던 가방을 내던지고 모르는 닝겐상 쪽으로 뛰어갔다.
아, 모르는 닝겐상이 도망친다!
주인님이 따라갔다.

잠시 후, 마마가 숨을 테니까 따라오라고 했다.
점점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동료의 냄새가 감돌았다.
냄새 너무 지독해.
마마 말을 듣고 와타시들은 어딘가에 숨었다.
여러 곳에서 요상한 동료가 나와서 와타시들을 찾고 있는 것 같다.
분명 와타시들을 걱정해주는 거라고 생각해서 말을 걸려고 했는데, 마마가 입을 막고 절대 소리를 내면 안 된다고 말한다.
잘 모르겠지만 그 말대로 했다.
이상한 동료들이 주인님이 던진 가방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것을 본 여동생들이 무언가 무서워졌는지 울먹이면서 떨고 있다.

잠시 후 이상한 동료들이 소리 지르면서 어딘가로 뛰어갔다.
아까 도망쳤던 모르는 닝겐상이 동료를 몇 명 짓밟으면서 이쪽으로 왔다.
천천히 숙여서 와타시들쪽으로 손을 뻗는다.
마마가 무서운 얼굴로 커다란 소리를 낸다.
와타시들은 마마의 뒤로 숨는다.

조금 지나서 마마가 '게홋!'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고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마마의 등에 있던 여섯째 여동생도 '레뺫'하고 울고 나서 조용해졌다.
어라, 마마 얼굴이 없어? 어디 간 거야?
넷째 여동생이 와타시 뒤에서 '마마가 뒤에서 보는 테츄.'라던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와타시랑 넷째 여동생은 닝겐상한테 붙잡혀서 깜깜한 곳에 들어갔다.
여동생이 울고 있다. 와타시도 무서워서 운다.
그런데 깜깜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
마마도 없다. 주인님도 없다.

그 뒤 아픈 일을 많이 당했다.
배를 갈라졌다.
물을 잔뜩 마시게 했다. 죽을 뻔했는데 그만둬주지 않았다.
모르는 닝겐상이 와타시의 몸을 붙잡고 다 마시지 못할 정도로 입에 물을 흘린다.
그만해!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야?!
괴로워져서 눈앞이 깜깜해진 다음, 어디에서 떨어지는 느낌이 났다.
어딘가에 부딪혀서 머리가 아팠지만 잠깐 쿨쿨했더니 괜찮아졌다.

맞아. 그러고 나서 쭉 깜깜하다!
드디어 생각이 났다.
그러고 보니 닝겐상한테 뭔가 당하고 있을 때, 어디서 주인님이 우는 소리 같은 게 들린 것 같은데......어라?

자실장은 시들어가는 의식과 기억을 열심히 붙들며 가까스로 기억의 단편을 잇는 것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말로 이러면 되는 건지 확신도 없고, 또한 왜 그런 일을 당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이후로 얼마나 시간이 지난 걸까?
마마는, 여동생들은, 주인님은 어떻게 된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자실장은 이미 무거워져 팽팽하게 아픈 배를 끌며
보이지 않는 벽에 얼굴을 들이대고 다시 '환각 실장 푸드'에 이빨을 긁었다.
충분한 수분도 없었기에 자실장의 입안은 가루투성이가 되어 수분이 거의 없어졌다.

가루가 된 파편이 내장 벽면에 들러붙어서 몸은 끝없이 모래주머니에 가깝게 되어간다.
이제는 배변에 의한 체외 배출조차 못 하고 배만 불길하게 부풀어간다.
그러나 자실장은 배가 아픈 이유를 깨닫지 못하고 배가 너무 고파서 아픈 것이라고 억지로 해석했다.
물론 아무리 자실장이라도 정신 상태가 정상이었다면 그런 어리석은 해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터무니 없는 생각에 이를 정도로 극한 상태에 내몰렸던 것이다.

배가 부자연스럽게 부푸는 바람에 자실장의 몸은 벽에 끼어 이제 완전히 갇힌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도 개의치 않고 필사적으로 벽의 파편을 긁어낸다.
이윽고 입이 닿는 범위 안에서 벽의 파편이 완전히 없어져버렸다.
몸도 움직일 수 없어서 더는 무언가를 입에 넣지 못한다.
아무리 입을 앞으로 내밀어도, 혀를 뻗어도 아무것도 닿는 것이 없다.
머릿속에는 눈앞에 있어야 할 실장 푸드에 입이 닿지 않는 광경이 떠오르고 있었다.

갑자기 자실장에게 누가 말을 걸었다.

그것은 그 자상한 어미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여동생들의 목소리도 함께 들린다.
올려다보니 머리 위에 있는 불빛 속에 사랑하는 가족이 나란히 웃고 있었다.

마마, 둘째 여동생, 셋째 여동생, 넷째 여동생, 자그마한 다섯째 여동생, 그리고 귀여운 여섯째 여동생.

모두 무사했다.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자실장은 기뻐서 두 팔을 뻗는다.
빛이 점점 주변을 채워간다.
자실장은 무척 따스한 감각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 빛 속에 주인의 모습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자실장의 의식이 갑자기 현실로 되돌아왔다.
머리 위의 불빛은 여전히 어렴풋해서 자칫하면 놓쳐버릴 정도로 약했다.
환상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왠지 모르게 이해하고서 자실장은 울었다.

◇◇◇

그 이후, 정신을 잃듯 잠들었던 자실장은 갑작스러운 큰 소리에 눈을 떴다.
어디선가 울려오는 많은 닝겐의 말소리와 무수한 발소리. 그리고 연동하는 약간의 진동.
고함을 지르는 것까지 들렸다. 이것은 환청이 아니다.
의식이 혼탁한 자실장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소리'와 '목소리'는 우렁찼다.
그것은 누군가가 말다툼하는 것처럼도 느껴진다.

자실장은 분명히 주인님이 구해주러 와준 것이라 여기고 필사적으로 소리를 쥐어짜서 울었다.

테에..........

본인은 안간힘을 다해 외치려 했음에도 체력도 수분도, 의식조차 거의 잃은 육체는
한때 실장 하우스 안에서 생활하던 때의 '잠자는 소리'보다도 작은 음량밖에 내지 못했다.
원래라면 이미 오래전에 목숨을 잃었을 몸.
사지는 여위다 못해 흉하게 휘어지고, 낙하 시의 충격으로 기이하게 일그러진 형태로 치유되어버린 머리, 피부 곳곳이 찢어지고 찌그러진 형태가 되어버린 체표면.
모르는 사이 너덜너덜해져 이제는 몸을 덮는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실장복'이었던 것'.

심지어 아귀처럼 부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른 것도 모자라 일부가 찢어져 검붉은 내장은 노출한 섬뜩한 복부....
설령 '그곳'에서 구출된다고 하더라도 주인은 이미 그것이 한때 자신이 아끼던 자실장 중 한 마리라고 인식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자실장의 모습은 바뀌어있었다.

――아니, 그 이전에.
그 주인도 실장석을 기르던 과거는커녕, 현재까지의 자신의 삶조차 제대로 떠올리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있었지만.

이윽고 자실장의 의식은 다시 끊어졌다.
그러나 죽음은 결코 그녀 앞에 찾아오지 않았다.

◇◇◇

어느 맨션의 한 집.
이웃 주민이 호소한 '불쾌한 악취', '소름 끼치는 신음소리'등의 고충과 '우편함에 넘쳐나는 신문과 전단지'를 수상히 여긴 관리인이 몇 번째인지 모를 호출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반응이 없었기에 집 주인의 신변에 무슨 일이 있었을지 모른다고 걱정한 관리인은 경찰에 입회를 요청하고 마스터키를 사용하기로 했다.
경찰 몇 명의 도착을 기다려 문제의 집의 문을 연다.
문 너머에서는 불길한 썩는 냄새가 뿜어져 나왔다.
고기가 썩은 냄새, 오물이 응축된 듯한 냄새, 불에 탄 냄새... 그것들이 한꺼번에 달려든 것이다.
실내의 모습은 너무나도 처참했다.
관리인은 즉시 입가를 누르며 밖으로 뛰쳐나가 격하게 구토했다.
만일의 사태를 상정하고 각오를 다졌던 경관들도 역시 이 광경에 당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량의 오물, 음식물 쓰레기, 체액이 들러붙은 천 쪼가리가 현관, 복도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 널려 있다.
들끓는 무수한 파리, 파리, 파리.
그동안 실내에서 지극히 비정상적인 행위가 계속 행해졌던 것을 경관들은 순식간에 이해했다.

안쪽 방에는 밧줄과 쇠사슬 따위에 몇 겹으로 온몸을 구속당한 상처투성이 성인 여성이 마치 버려진 쓰레기처럼 누워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전라의 남성이 입에 담기조차 역겨운 추악한 행위에 몰두하고 있었다.
마치 들어선 경관들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 것처럼.
주위에는 피투성이가 된 빠루 같은 것과 날붙이, 뾰족한 도구가 잔뜩 널려 있었다.

여성의 공허한 눈이 경관들을 향한다.
둔기 같은 것으로 뚫린 구멍이 몇 개나 있는 벽, 쓰러진 채로 있는 가구, 깨진 유리류, 닫힌 채로 아래쪽이 부식된 커튼,
썩는 냄새를 풍기는 찢어진 쓰레기봉투, 켜져 있지만 소리가 나지 않는 텔레비전. 소리가 나오지 않음에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CD....
방안의 모든 것이 상식적인 인간의 영역을 아득히 뛰어넘은 듯했다.

방 안에 있는 남자는 경관들에게 쉽게 제압되었다.
그를 일으켜 세웠을 때, 작은 알마이트 재질 도시락통이 굴러서 뚜껑이 빠졌다.
그 안에는 신장 15cm 정도의 작은 자실장이 몸이 뒤틀려서 담겨있었다.
대량의 구더기에 온몸을 둘러싸이고도 아직 움찔거리고 있었고, 희미하게 "치이...."하고 울었다.
그것을 목격한 경관 한 명이 인내의 한계에 달하여 대량의 토사물을 토해냈다.
붙잡힌 남자는 끝까지 무저항인 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후의 현장검증에서 남자의 방이 재조사되었을 때.
책상 서랍과 책장, 벽장 안쪽 등에서 피해 여성을 피사체로 찍은 도촬 사진이 수천 장 단위로 발견되었다.
그중에는 한때 그녀가 기르던 실장석 친자의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피해 여성과 함께 실내에서 발견된 실장석은 도시락 상자 안에서 발견된 '위석 제거 처리가 된 자실장' 한 마리뿐이며,
그 밖에는 실장석용 포셰트 몇 개와 리본 따위의 유류품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중에 압수품인 작은 병 안에서 위석이 2개 나와 관계자들 사이에 동요가 일었다.

압수된 물품이나 피해 여성의 소지품도 철저히 재조사되었지만 또 다른 실장석은 발견되지 않았다.
나중에 남자의 자가용 시트 밑에서 미라화된 자실장의 시체가 발견되었지만, 이쪽은 위석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관계자는 크게 의아해했다.

경찰은 부득이 2마리분의 사육실장의 사체를 '피해의 일부'로 셈함으로써 그 어미와 다른 자매들의 존재를 통째로 어둠 속에 묻었다.

――화장실 벽에 뚫린 구멍으로 떨어진 자실장 장녀는, 그로부터 몇 개월 뒤 철저한 리모델링이 이뤄질 때까지 그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다.



-끝

댓글 6개:

  1. 저런 종류의 인간은 말로 해서는
    못알아 쳐먹음 그대로의 의미로
    반쯤 뒤질때까지 고문&고문을 해야지
    자기 스스로 죽여달라 할때까지
    철저하게 정신을 부숴놓고 영구적인
    심신 장애로 만들어 버려야 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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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학대파에 스토커라니 끔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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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런 기분 나쁜 스크는 대체 왜 쓰는거냐
    쪽바리라서 강간에 환상이라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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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순문충새끼들 강간 존나좋아하던데 그 냄새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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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딴건 실장문학이 아닌데스 너무 역겨운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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