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설정한 애호 스크

언제부터였는지는 어쩐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합니다만.

그 세계에는 실장석이라 불리는 이상한 생물? 이 있었습니다.

주로 공원 등 사람이 사는 주변에 들개나 들고양이와 비슷한 수가 항상 있습니다.

성체뿐이고 자실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울지 않고 먹지 않고 더러워지지 않고 배설도 하지 않고...

마치 인형처럼 조용히 멈춰 있습니다.




때때로 몇걸음 정도 걷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요.

이동하는 순간을 목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골판지를 두면 어느 새 들어가 있습니다.

눕지도 않고 단지 앉아있을 뿐입니다만.



가끔 쓰레기장에 모여 있기도 합니다.

느릿한 동작으로 봉투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꺼내 입에 옮기고 있지만 씹어 삼키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먹는 행위를 기계적으로 재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애당초 그녀들에게는 입에서 안쪽으로 이어지는 구멍이 없습니다.

총배설구도 간신히 움푹 들어간 흔적이 있을 뿐입니다.

엑스레이나 CT 스캔, 해부(분해?)해도 내용물은 우레탄이거나 쓰레기거나 짚이나 건초이거나.

왜 이런 '인형'이 움직이는지? 아무도 대답할 수 없습니다.

어떤 선생이 말했습니다. "이것은 카오스 생물이다"

"사고 정지다..." "도망가야해..." 아무도 입밖으로는 꺼내지 않습니다.



무표정, 무감정으로 보여서인지 가끔 어떤 사람들은 학대? 합니다.

걷어차고 팔을 당겨 찢어도 전혀 무반응.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걷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손상된 팔은 어느새 재생하기도 합니다.



어느 괴짜가 하나를 납치해 실험을 시도했습니다.

팔을 떼어내고 상자에 밀봉하여 재생 과정을 관찰할 생각이었습니다.

잘라낸 팔이 들어 있는 상자의 뚜껑을 테이프로 감아 책상 위에 놓은 순간

서 있는 실장에게는 이미 복구된 손이 ...

당황해서 연 상자는 당연하게도 비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잘라낸 팔을 부수고 태운다면 ...

팔을 태운 실장을 보면... 팔은 복구돼 있었습니다.

순간 실장의 두건에서 소용돌이 모양이 보인 것은 환각이었을까요?

남자가 마지막으로 취한 수단은 토막토막 해체해 튼튼한 나무상자에 넣고 체인을 감아 벽장 안쪽에 가두는 것이었습니다.

때때로 상자가 툭툭 울리지만 귀를 막습니다.

다음날 공원에서 그 실장의 모습을 목격해도 놀라지 않았습니다.

역시 저건 이상한 생물이구나 하고 납득한 것입니다.

귀가 후 벽장에서 툭 ... 툭 ...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점차 크게 덜컥덜컥 울리기 시작하자 남자는 절규했습니다.



그런 불가사의한 생물인 실장도 모닥불에 던져지면 그대로 불타버립니다.

만약 흔적도 남지 않을 만큼 타버린다면...

아마 어딘가에 다시 서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참, 한가지 다른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실장이 입고 있는 옷에 수건을 돌돌 말아 넣으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부푼 배를 쓰다듬기 시작할 겁니다.



공원 벤치 등에서 책을 읽고 있다 문득 고개를 들면 어느새 공원 안의 개체가 모여 지그시 올려다보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나를 키우고 돌봐주세요"라는 어필입니다.

이런 좀처럼 움직이지도 않고 무엇을 생각하는지도 모르는 인형을 키운다.

약간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공원에서 실장석을 하나 주워오면 소파나 의자에 앉힙니다.

먼지 등이 신경쓰인다면 밖에서 털거나 닦거나 물세척하거나 해서 적당히 깨끗하게 해줍시다.

이 시점에서는 아직 단순한 '물체'기 때문에.

앉히고 열려있는 입에 콘페이토를 한알 넣어둡니다.

이제 "내가 실장석인 그대를 키우고 싶다"고 말로 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녀들은 무표정하지만 모든 것을 듣고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사육실장으로 소생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지켜봐줍시다.



첫째날, 외관상의 변화는 없습니다.

둘째날, 콘페이토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셋째날

생물로서 신체를 만들기 위하여 안솜을 배출합니다.

이것은 이 집의 사육실장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하는 실장의 의사 표시라고 합니다.

앞서 말한 "키우고 싶다 '에 대한 '답변'입니다.

이것은 동시에 "제가 생물이 되면 배설을 합니다"

"그래도 키워 주시겠어요?" 라는 마지막 질문.

이때 솜을 다시 넣어버렸을 경우 움직이지도 못하고 빠르게 썩어버리고 맙니다.

정중하게 속옷의 배출물을 꺼내주세요.

이 행위를 계약 완료의 증거 즉 "계약 배설' "프로미스빵콘" 이라고 부릅니다, 감동적인 장면이죠.



넷째날, 귀를 기울이면 심장 박동이나 호흡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다섯째날,

얼굴이 생물같아집니다, 어느새 콧구멍이...

이 시기가 실장을 위한 새로운 도구를 갖추는 기준입니다.

목걸이, 식기, 잠자리와 음식 등...

키우는 방법에 맞추어 필요한 것은 적절히 선택하여 준비해둡시다.



그리고 일주일 ...

귀가한 당신은 '사육실장'의 마중을 받게 됩니다

비틀 비틀 서툰 움직임으로 양손을 들고 다가오는 실장석.

사육실장으로, 생물로 탈바꿈한 기쁨인지 눈에는 눈물이...

복도에 점점이 흐르는 배설물도 애교, 바로 생물의 증거이니까요.

"데스!!" 만감을 담아 실장석이 첫 울음소리를 냅니다.

"돌아왔어..."라고 해줍시다.

오늘은 당신에게 소중한 가족이 생긴 특별한 날... 축하합니다.





그로부터 실장과 당신의 생활은 결코 평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수도 합니다, 신진대사로 몸도 더러워집니다.

살아 있으니 자아도 생겼으므로 충돌하는 아수라장도 헤쳐나가야 합니다.

화장실을 가르치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끈기있게 잘 가르쳐줍시다.

당신의 성격, 양육 방침, 주거 환경, 경제 상황에 따라 무개성이었던 실장석에 개체마다의 특징이 나타납니다.

애정 깊은 상냥한 개체, 비굴한 개체, 비만, 소위 분충, 똑똑한지 바보인지, 들 시절에 가까운 감정의 기복이 부족한 개체에서 놀라운 솜씨의 살육 머신까지 ...

어떤 개성이 될 것인가는 자신이 기르는대로.

당신이 바라는대로 '실장'합니다.



절도있는 생활과 소중히 다뤄진 경험은 다정하고 현명한 어머니가 되는 것도 가능케합니다.



사육주가 원하면 꽃가루 등으로 수분하여 임신합니다.

(이후는 일반적인 실장석의 이야기와 동일합니다)

흔히 태교의 노래라는 것이 있습니다만, 이 세계에는 링갈이란 것은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개발한다는 소문은 있으니까 가까운 장래에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처음 태어난 '자실장"들 그리고 평온한 일상.

친은 성체로 "탄생"했으므로 사준 옷이나 침구 등을 평생에 걸쳐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자는 무럭무럭 날마다 성장합니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다면 옷은 기본으로 두시고 성장에 맡겨보세요.

예쁜 옷을 입은 친을 보고 어른이 되면 입을 수 있다고 납득할 만한 영리한 자를 키우고 싶으시겠죠.

(이후는 일반적인 사육실장의 이야기와 동일합니다)



이 친자를 버리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당신이 친자를 골판지에 담아 공원에 버렸다고 합시다.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친은 인간에 의해 생물로 다시 태어난 존재입니다.

감정도 개성도 인간에 의해 '실장'된 것입니다.

인간의 곁에 있으므로... 웃고 울고 거들고 밥을 받아먹고 목욕통에서 목욕했습니다.

그 의존했던 인간의 비호가 차단된다, 그것은 친실장의 존재를 부정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일주일만에 인형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 몸은 썩어버립니다.

하지만 자는 살아 있습니다, 생물로 태어난 자는 살려야 합니다.

남은 약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친은 자를 위해 분주합니다.

주인과 모종의 사고로 떨어졌을 뿐이라면 찾기도 할 것입니다.

버려진 자가 자들끼리만 살아남을 확률은 다른 개나 고양이들과 같습니다.

친은 행인에게 자를 길러달라고 내세웁니다.

탁아 등을 시도하는 것도 있습니다, 필사적입니다.

이때 친자를 같이 줍더라도 친은 살아나지 않습니다.

비록 버려졌더라도 주인은 생애 단 한 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산속으로 헤치고 들어가는 친자의 모습도 보입니다.

자에게 행운과 재치가 있으면 산실장으로 생존할 확률도 적지만 있기 때문입니다.



일주일 후

친의 수명이 찾아옵니다, 서서히 움직이지 않게 되는 신체. 희미해지는 의식.

앞길을 찾지 못한 자가 두 마리... 떨리는 팔로 머리를 쓰다듬고 있습니다.

만약 링갈이 있다면

"와타시는 안 되는 마마인 테스 ... 미안한 데스 ..."라고 중얼거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드디어 마지막 순간이 왔습니다.

공원의 나무 밑동에 인형처럼 앉은 친실장.

"데스우 ..."

마지막 작은 울음 소리는 남겨진 자에 대한 안타까움일까. 버린 주인에 대한 그리움이었을까.

완전히 움직임을 멈춘 무표정한 눈에서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립니다.



남겨진 자실장 자매가 몇번이고 친을 흔들고 있습니다, 팔이 뚝 떨어졌습니다.

이제 친은 두번 다시 움직이지 않고, 상냥한 말도 칭찬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자는 친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친의 무릎에 딱 달라붙었지만 차갑고 울퉁불퉁해져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 작은 자실장 자매가 어떤 생애를 보낼 것인지. 

그것은 또다른 이야기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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