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 탁아

태풍도 지나가고 볼만하게 쾌청했지만, 그 태풍이 날라온 남쪽의 공기 때문에 무더운 하루였다.

눈앞의 공원도 비에 씻겨 나무들의 신록은 선명했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나름대로 비바람에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특히 녀석들의 골판지집 등은. . .





데스킨-라빈스라는 아이스크림 체인점을 알고 있는가?

31 종류의 아이스크림과 셔벗을 칼라풀하게 늘어놓고 팔기로 유명한 곳이다.

나는 올해 30살이 돼버린 "", 데스킨-라빈스 점포 하나를 맡고 있다.

직함은 점장이지만, 요컨대 아르바이트를 할 만큼 해서 고용된 점장이다.

오늘도 아르바이트하는 여고생들이 돌아간 후, 사무실 문을 닫고 셔터를 내려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10년 전에 대학을 중퇴하고 히키코모리나 다름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부모님의 송금도 끊겨서 일단 찾은 아르바이트가 데스킨 라빈스였다.

역전의 작은 지점에서 매일 어떻게든 일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생이 마구 바뀌고 속속 그만두고 나가는 가운데서도, 왠지 모르게 그만두지 않고 남아 있었다.

이윽고 지각하지 않고 매일 꼬박꼬박 출근한다고 하는, 단지 그뿐인 이유로 신규 지점을 맡아 지금에 이르렀다.

눈여겨봐준 사장님에게 감사하고있다.

데스킨 라빈스는 프랜차이즈계에서 15년 전에 급성장했다.

사장님의 회사도 프랜차이즈권을 가져서, 이 거리에서 데스킨 라빈스 지점을 3개 경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우량 지점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내 가게는 다른 두 지점과는 달리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지방도로변에 입점하고 있다.

세 지점 중 특히 주말 매출이 좋다.

'시민 공원'이라는 명칭의 광대한 면적을 자랑하는 자연 공원에 면한 입지 덕에 주말이면 가족과 스포츠 동아리로 붐비기 때문이다.

그 주말 매출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니 시민 공원 덕분에 장사하는 것이지만 곤란한 문제도 발생한다.

물론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녹색 해수, 그 똥벌레들이다.

공원이라는 이름이 붙는 곳이면 반드시 튀어나오는 실장석이 이 시민 공원에도 다수 서식하고 있다.

다행히 이 공원은 너무 넓어 실장석의 서식 밀도는 낮다.

그러나 성가신 존재인 것은 변함이 없다.

녀석들은 때때로 공원에서 지방도를 가로질러 이 가게에 찾아온다.

올 수는 있지만 최후의 문에는 100% 들어올 수 없다.





출입문 셔터를 닫으려다가 언뜻 보니 창밖에 실장석 친자가 있었다.

나지막이 혀를 찬다, 오늘 밤도인가..

놈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면, 바로 탁아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저기에 숨어 있으려는 것인지 가만히 입구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

아마 태풍으로 집을 잃은 가족이 궁여지책으로 사육실장이 되는 것을 노리고 있는 것일까.

보통이라면 탁아는 편의점에서 열리지만, 이 가게에도 의외로 탁아 목적의 실장석이 많이 출몰한다.

분충들의 그야말로 똥 수준의 지능으로는 아이스크림 가게와 편의점의 구별도 안 되는 것 같다.

아무튼 밤이 되면 조명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편의점처럼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닐지도 모른다.

21시 폐점 시간에 조명을 끄고 어둡게 하면, 흔히 데데에!? 놀라는 소리라든지, 데스데스!!  짖는 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

24 시간 영업이 아니라니 사기 데스우!! 라고 불평하는 것 같다.

그런 밤의 다음날 아침에는 가게의 셔터에 녹색 배설물이 달라붙어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탁아를 못한 분풀이로 투분하고 떠난 것이다.

당연히, 자위책을 취해야 한다.

그것도 아이스크림 가게만이 가능한, 약간의 쿨한 자위책이라는 것이다.





바로 큼직한 포장용 비닐 봉투에 [어떤 것]을 넣어 그것을 한 손에 매달면서 셔터를 내렸다.

가게 밖에서 아까 탁아를 노리던 실장석이 놀란다.

셔터가 내려가 어두워진 가게와 나의 얼굴을 여러 번 비교해보고 있다.

그중 친실장이 나를 향해 데스우! 데스데스 뎃스우!! 맹렬한 기세로 불평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추진력을 얻었는지, 자실장과 구더기까지 함께 레치레치! 레후! 난리이다.

왜 허락없이 가게를 닫는 데스!? 똥닌겐!! 이라는 말일 것이다.

책임지고 키우라든지, 스테이크와 콘페이토가 어떻다든지, 번역할 필요도 없는 요구를 들이대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 정도는 링갈 없이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9월에 접어들었다지만, 아직 밤이 되어도 무덥다.

셔터를 내리는 것만으로 이마에는 땀이 흐르고, 그런 발밑에서 데스데스 떠드는 것들을 침묵시키고 싶어진다.

우선 발밑에서 떠드는 친실장의 배를 걷어찼다.

데뱌!! 한심한 비명을 지르며 날아간 친실장이 셔터에 격돌했다.

새끼 실장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어리둥절하고 있는 것이 2 마리, 친의 흉한 꼴을 비웃는 것이 1 마리.

나머지 1 마리는 구더기라 어쩔 수 없는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프니후-프니후 나에게 배를 보여 울 뿐이다.

경황이 없던 2 마리 중 1 마리는 당황해서 친에게 달려갔다.

테치테치 울면서 친의 팔을 당겨 함께 도망치자고 호소하고 있다.

친실장은 혀를 빼물고 실신해, 흔들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유리구슬 같은 두 눈은 텅 빈 상태다.





또 한마리의 새끼도 거의 동시에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쪽은 똑바로 공원을 향해 도망간다.

가족은 버리고 가는 것 같다. 자신만 살아나면 된다는 것일까?

텟치텟치 텟치텟치! 어설픈 짧은 다리로 전력 질주한다, 뭐 그만큼 느린 것도 없지만.

이놈은 내버려두기로 했다.

어차피 자실장 한마리 혼자 살 수 있을 리도 없다.

텟치텟치 텟치텟치! 가게 앞 주차 공간을 가로질러 지방도를 건너 공원 입구에서 어둠으로 사라진다.





거기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친을 비웃고 있던 나머지 1 마리의 자실장이 친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친을 간호하는 것이 아니라 축 늘어져 있는 친을 토닥토닥 발로 차기 시작했다.

치프프! 치프프! 조롱하고 있다.

친실장이 무저항인 좋은 기회를 기다렸다는 듯이, 계속 걷어찬다.

친자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솎아내지 못한 분충 개체인가?

또는 단순히 이 열대야에 미친 것일까?

먼저 친에게 달려가 있던 자실장이 막으려고 하지만, 분충 자실장은 제지를 뿌리치고 이번에는 친의 얼굴을 때린다.

토닥!토닥! 얼빠진 타격음이 들리고 때릴 때마다 테치! 테챠아! 분충의 환성이 나온다.





의외의 전개에 잠시 상황을 보고 있었지만, 찬찬히 관찰하면서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친을 계속해서 때리는 똥자충은 친에게 공격을 계속하면서도 때때로 힐끔힐끔 내 얼굴을 엿보고 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가끔 의도적으로 테챠아! 외침을 더욱 사납게 한다.

그 똥자충을 제지하려다 매번 떼이고 냅다 밀쳐지는 쪽 자실장도 마찬가지다.

때때로 힐끔힐끔 내 얼굴을 곁눈질로 엿보고는 자못 당황하는 듯 테챠아! 똥자충에게 달려가 제지한다.

그때마다 똥자충에게 냅다 밀쳐지고 테챠아! 굴렀다가 힐끔, 다시 달려가서 힐끔.. 내 눈치를 살피고 있다.

잘 모르겠다.

무슨 속셈일까? 역시 궁금했다.

분명히 최근에 교체한 휴대전화에 링갈 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렸다.

번역해보았다.



"이놈! 이놈! 죽는 테칫! 이 쓸모없는 바보 마마 테칫!"

"그만두는 테치! 마마가 죽는 테치이!"

"죽어버리면 되는 테치! 이렇게 건강한 와타치를 어필하면 와타치는 선택된 사육실장인 테치!"

"뭐라고 하는 테치! 어이없는 테치! 그만하는 테치!"

"치프프! 그런 이치도 모르는 바보 오네챠는 빠지는 테치! "

"마마는 죽어도 좋지만 틀린 테치! 노예 닌겐은 효심깊고 똑똑한 와타치를 기르는 테치!"



"테치이! 선택되는 것은 고귀한 와타치만인 테치!! 마마도 박살내는 무적의 와타치 테치이!!"

힐끔 나에게 시선을 날리는 똥자충, 시선을 돌리고 치프프 웃는다.



"테챠아! 현명한 와타치로 정해져 있는 테치!! 마마는 죽어도 와타치는 행복해질 테챠아!!"

힐끔 내 모습을 엿보는 자실장, 시선을 돌리고 치프프 웃는다.





... 뭐랄까 ,, 괜히 번역해서 손해봤다.

역시 공원의 들실장 수준은 생각이 너무 제멋대로라 이해 불능이다.

그 얄팍함에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나는 구제할 생각밖에 없는데, 행복회로로 가득한 뇌는 그런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5분 가까이 실장의 상대를 하고 있던 자신이 한심스럽다.

이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빌어먹게 더운 밤에 어째서 실장 따위에 시간을 쓰고 있는 걸까.

빨리 전멸시켜버릴까.

분명히 휴대전화의 번역 기능에는 이쪽에서 말하는 것을 실장어로 발성하는 기능도 있었지.

테챠테챠! 일부러 떠드는 자실장을 뒷전으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필요한 기능을 찾아냈다.

즉시 사용해본다.

"아~~,,그래. 어미든 새끼든 구더기든 상관없지만, 키우는 건 딱 한마리네.."

부자연스럽게 "한마리만"을 강조해보았다.

번역된 합성음이 휴대전화로 데스데스뎃스 울린 직후의 전개는 웃겼다.

실신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친실장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순식간에 양손으로 1마리씩 자실장을 붙잡은 것이다.

그대로 아연실색한 두 마리를 한꺼번에 입에 던져넣고, 비명을 지를 틈도 주지 않고 까득까득 씹기 시작했다.

자못 맛있게 남김없이 먹어치워버렸다.





뎃스 ~ 웅 ♪ 데스데스 뎃스 ~ 웅 ♪

"우주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와타시만 기르겠다니 꽤 쓸만한 노예인 데스우!"

"그 의기를 보아서 특별히 와타시만을 기르는 것을 허락하는 데스우!"

"틀림없이 학대파라고 생각하고 죽은 척해서 손해본 데스! 이런 츤데레 닌겐 데스우!"

"건방진 아이들 장단맞추기 힘들었던 데스우! 바보같은 녀석도 똑똑한 녀석도 쓸모없는 뎃스!"

"그녀석들 맛있었던 데스! 과연 와타시의 아이인 뎃스! 마지막 정도는 도움된 데스"

"그것도 이것도 세레브한 사육실장 생활을 위해 당연한 희생인 뎃스! 오늘부터 콘페이토도 스테이크도 마음껏 먹는 데스우!"



데프프프 ... 데샤샤샤!! 얼굴을 붉히고 웃는 친실장을 내버려두고, 나는 유일하게 남은 구더기 실장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데데!?

무시당한 친이 놀라며 보는 가운데 구더기 실장을 바라보면서 의도적으로 중얼거린다.

"아 ~~ 그래,, 구더기도 귀엽잖아.."

휴대전화를 든 채 말하고 있으니, 당연히 친에게도 전해지고 있다.

데쟈아아아아!!!

귀신의 형상으로 구더기 실장에게 달려드는 친실장, 여전히 프니후-프니후- 촐랑대는 구더기를 입에 집어넣는다.

씹지도 않고 단번에 꿀꺽 삼켜버린다.

매우 갸냘픈 작은 비명이 레뺘아아아 ... 들린 듯했는데, 기분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라,,, 남기지 않고 먹어버리다니 참. 과연 정따위 무가치한 들실장.

기가 막혀 바라보는 나에게 뎃스 ~ 웅! 뎃스 ~ 웅!! 아첨하며 다가온다.

이렇게 정면으로 얼굴을 바라보면, 실로 추악함 그 자체이다.

자실장 때엔 다소 귀여움이 있지만, 친실장이 되면 꾀죄죄한 실패작 인형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찝찝하고 엄청나게 뜨거운 공기 속에서 희미하지만 불쾌한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뿜어져 올라온다.

녀석들이 평소 무엇을 먹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냄새이다.

부패한 음식물 쓰레기, 동족의 시체 고기, 곤충의 시체 ,, 그런 것들?

어느 쪽으로든 사람에게 사육되는 동물에게 허용되는 냄새는 아니다.

빨리 해치우고 돌아갈까.





나는 한 손에 들고 있던 비닐 봉투의 입을 벌려 친실장에게 들어가도록 재촉했다.

아까의 [어떤 것]을 넣은 봉투이다, 계속 한손에 가지고 있었다.

사육실장으로 선택된 실장석을 위한 특별한 가방이야~ 하고 주자 의심하지도 않고 기꺼이 들어가버렸다.

듣기는 했지만, 정말 [특별]하다는 말에 약한 것들이다. 조금은 의심하란 말야.



뎃스 ~ 웅 ♪

안에 들어간 실장석은 기쁜 듯이 울고 있다. 번역 기능은 [기분좋은 데스우 ~ ♪]라고 표시한다.

그건 그렇다, 이것이 여름 실장 살해의 단골 아이템이니까.

아이스크림 가게 특유의 쿨한 필살 아이템이다. 이 녀석은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나는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는 자전거의 자물쇠를 풀고 안장에 걸터앉았다.

봉투를 한 손에 들고 출발하려 할 때, 어쩐지 작은 비명을 들은 듯했다.

그대로 머물러 귀를 기울여본다.

... 기분 탓일까?



챠아...



응? 역시 들린다..



챠아...



테챠아...!!



테차아아아아아아아!!!!



역시. .

공원으로 도망쳤던 자실장이 도망친 듯하다.

공원 입구에서부터 가로등에 비추어져 작은 살색의 자충이 달려온다.



챠아아아아아!! 테챠아아아아아!!!!



아~~ 아, 잠깐 안 본 사이에 완전히 독라다.

상당히 무서운 일을 당했는지 패닉 상태가 되어 여기로 달려오지만,, 느리다.

뭐, 잠깐만 놀아줄까.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담배가 반 탈 때쯤 겨우 지방도를 건넌 자충이 가게의 주차장으로 뛰어들었다.

보니 오른팔이 밑동부터 끊어져 있다.

양쪽에서 색눈물을 흘리며 챠아아아아! 테챠아아아아!! 공황 상태로 울부짖고 있다.

분명 공원으로 도망치자마자 다른 들실장을 만났을 것이다.

보호자가 없는 취약한 자실장은 맥없이 잡혀버렸을테지.

독라에 뜯긴 것을 보면 잡아먹히기보다는 노예로 부려지는 것이었음이 틀림없다.

어떻게 운이 좋아서 도망칠 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래도 대가로 옷과 머리, 팔 하나를 잃게 된 것이다.





귀에 익은 새끼의 울음 소리에 반응한 친실장이 봉투의 입구에서 눈을 빼 두리번거리며 둘러본다.

데스? 데스? 찾고 있었지만, 이윽고 달려 오는 자실장을 보자 데에에!? 놀란다.

친의 목소리에 반응한 공황상태의 자실장이 테챠아아! 내 발밑에 달려왔다.

비닐 봉투 너머로 친자가 대면한다.

자충은 봉투를 향해 깡총깡총 뛰고 지친 상처 투성이의 몸으로 친에게 도움을 구한다.

그것을 봉투 너머로 가만히 바라보는 친.

이윽고,,



데프... 데프프...

너무나 예상대로지만, 친실장은 독라로 몰락한 새끼를 비웃기 시작했다.



테챠 ...

친실장의 반응에 놀란 자실장이 굳어버린다.



데프프프...... 데퍄퍄퍄퍄퍄퍄퍄퍄!!!!!!



친실장이 폭소하기 시작했다.

그대로 배를 움켜쥐고, 봉투에서 데퍄데퍄퍄 비웃으며 구른다.

"이 무슨 보기 흉한 독라 ..."

"비참하게 죽어 마땅한 쓰레기 고기 노예..."

"세레브한 사육실장은 사는 세계가 달라 ..."

"고귀한 와타시가 낳은 새끼일 리가 없는 ..."

"빨리 미천한 들들에게 먹혀 사라져라..."

이런 메시지가 휴대전화 액정 화면에 여러번 표시되고 사라진다.

친을 버리고 공원으로 도망친 자충이 이번에는 그 친에게 버림받은 듯하다.





실장석의 친자관계가 애정으로 지탱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

대개는 아이를 비상 식량으로 간주하거나 동족에게 대가족을 자랑하는 허세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런 관계이므로 몸에 결손이 생긴 가족은 매우 간단하게 버려진다.

이 녀석들도 그런 일반적인 가족이었던 것 같다.

이제 친실장의 눈에는 자실장은 죽는 게 나은 쓰레기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자실장은 멍하니 선 채 봉투 속에서 조롱하며 비웃는 친실장을 올려다본 채 움직이지 않는다.

인형 그대로의 표정이 부족한 얼굴로 테치 ... 중얼거리며 어깨를 떨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윽고 뚝뚝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 눈물의 색이 유난히 짙어졌다.

검점에 가까운 빨강, 검정에 가까운 녹색이다. 꿀 같은 끈적끈적한 눈물을 양쪽에서 흘리고 있다.

학대를 취미로 하는 친구가 가르쳐준 것을 떠올렸다.

실장석을 열과 성을 다해 진심으로 절망시키면 피보다 진한 눈물을 흘릴 때가 있다.

꿀처럼 점도가 높은 그 눈물은 절망의 결정체라고 부를 수 있고 좀처럼 보기 쉽지 않다.

광적인 학대사 중에는 그 눈물을 흘리게 하려고 집착하는 놈들도 있다..

아무래도 이것이 그 눈물인 듯하다.

뺨에서 실을 뽑아내듯 흘러내린 눈물이 느슨하고 처진 배에 떨어지고, 더 늘어져 바닥에 모이기 시작했다.





나는 휴대폰 링갈로 친에게 물어보았다.

"아~~ 혹시나 하고 들었는데, 이 녀석 어떻게 할까? 도와주고 싶나?"

대답은 무뚝뚝했다.

"그런 건 있을 리 없는 데스우..."

봉투 안에 누운 채 귀찮은 듯이 대꾸하는 친실장.

...그런가.

절망하고 선 자실장을 거들떠보지 않고 나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그대로 주차장 안을 크게 한 바퀴 돌고 가속을 붙여 정조준, 앞바퀴로 자실장을 쳐서 으깨주었다.

털썩하는 가벼운 반응, 뿌직하는 파열음과 함께 아스팔트에 작은 피의 꽃이 피었다.

짓! 하는 짧은 비명.

그것이 전부였다.

아무튼 괴로워할 틈도 없이 죽은 것이다, 어미를 버리고 도망치는 벌레치고는 훌륭한 죽음이라 할 수 있지.

감사하렴.





주차장 구석에 설치된 재떨이봉에 다 피운 담배를 집어넣었다.

그대로 한 손에 실장석을 넣은 봉투를 매단 채, 지방도를 따라 자전거를 달린다.

가게를 나오고 나서 한동안 도로의 양쪽에는 아무것도 없다. 덤불숲과 들판이 이어진다.

간격을 두고 서 있는 가로등 불빛에 의지하여 오로지 계속해서 페달을 밟는다.

어두운 길.

끈끈한 열기가 피부에 달라붙어 흘러간다.

올해의 더위는 비정상이다, 더움에도 정도가 있다.



오로지 자전거를 계속해서 타는 내 손 밑에서 의아한 목소리가 들렸다.



뎃? 데데에에에??



곧 비명이 또렷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데! 데비이이이이!! 데데에데에에에에!!! 데갸아아!!!!



봉투 안의 실장석이 떠들고 있다.

뭐 당연하다.

이 머저리 벌레는 새끼를 비웃는 김에 봉투 속에서 누워버렸다.

그것 때문에 지금 이 바보는 꼼짝달싹도 못하고 온몸을 덮치는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깜짝 놀란 듯한 우는 소리 사이에 뭔가 데스우! 데스데스우!! 소리치고 있다.

분명 나에 대한 저주의 말이라도 뱉어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 고통을 어떻게든 해봐라 노예닌겐! 명령하고 있는 것일까?

뭐 됐다.

이제 이 바보가 입도 열 수 없게 되는 건 시간 문제.

어쨌든, 봉투에 넣어둔 [어떤 것】은 판 모양의 [드라이 아이스】니까.

봉투에 들어간 직후는 놈도 즐거워했을 것이다, 이 더위 속에서 차가운 것이니 당연하다.

이 녀석들은 인간과 달리 감각 기관이 허술하기 때문에 동사 직전이 되지 않으면 위기를 알아채지 못한다.

아무런 위기감도 없이 차갑고 기분 좋다고 드라이아이스 판 위에 누워 있었던 셈이다.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취급하는 업무용 드라이 아이스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큰 것이 준비되어 있다.

성체 실장석이 대자로 누울 수 있는 정도로 큰 사이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알아챘을 무렵에는 등쪽이 얼어붙어 꼼짝하지 못하겠지.

도망칠 수도 없이 차례차례 온몸이 얼어가는 것이다.

차가움이 지나치면 통증으로 바뀐다.



데기이!! ... 데에에!..............



데에........데......에............



에................



.........................··



실장석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냉동 실장석이 완성된 것 같다.





주택가가 나오기 전에 작은 강을 가로지른다.

폭은 겨우 2 미터 정도로 낮에는 얕은 강바닥이 훤하게 보인다.

작은 물고기나 올챙이가 헤엄치는 것도 보이고, 느른 흐름이 용수로와 별반 다를 바 없다.

지방도는 그 부분에 다리가 나 있다.

하기사 차로 달리고 있으면 다리를 건넌다고 깨닫지 못할 정도로 짧지만.

나는 그 다리 위에서 자전거를 멈춘다, 마침 가로등 바로 아래 밝은 곳이다.

또 한대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이마에서 흐른 땀이 턱에 떨어지고 등도 흠뻑 젖어 있어 기분 나쁘다.

손에 들고 있는 비닐 봉투에서 하얀 냉기가 흘러나온다.

봉투 속을 들여다보고 이번 작품의 모양에 만족했다.

드라이 아이스 판에 들러붙고 완전히 얼어 미동도 하지 못하는 실장석이 있었다.

흘린 눈물까지 얼어 마치 딸기와 멜론 셔벗 같다.

언제였는지 빌려봤던 SF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아마 스타워즈였나, 무슨 선장 역할이 이런 느낌으로 얼어 있었던가.

가로등 불빛에 비춰지는 빙결 실장석의 완성에 만족하면서 나는 담배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담배 꽁초를 휴지통에 버리고, 다 피운 것을 신호로 가방의 내용물을 눈 아래 강에 던져버렸다.

딱딱하게 언 냉동 실장석은 빙글빙글 돌면서 2 미터 정도 아래의 수면에 떨어졌다.

그대로 물보라가 솟아오르고 단숨에 가라앉는다.

동시에 하얀 거품이 세차게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보골보골... 보골보골보골보골보골보골......



거품이 튀고 강물의 수면에서 흰 연기가 안개처럼 흘러간다.

약간 노란 가로등 조명에 비추어져 일종의 환상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나는 이것을 좋아한다.

이 풍경이 좋아서 드라이아이스를 낭비하고, 무겁다 느끼면서도 여기까지 옮겨버린다.





거품의 기세는 5분이나 10분 정도로 줄지 않는다.

이만큼 큰 드라이 아이스는 완전히 녹을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보골 보골 보골 보골 보골 보골 보골 ......



이윽고 거품을 내뿜으며 갑자기 수면에 떠오른 것이 있었다.

옷조각, 흰 앞치마, 아마색 머리카락 다발, 급속 냉동과 해동 과정에서 끊어져 떠오른 것이다.

차례차례로 떠오른다.

밑부분부터 잘게 잘린 귀.

팔끄트머리. 발.

얼어붙은 실장석의 몸은 급속도로 해동하면 부서진다.

경험적으로 이렇게 되는 건 알지만, 어떤 메커니즘인지는 모른다.

처음 드라이 아이스로 죽였을 때 버릴 곳이 마땅찮아 강에 흘려보냈을 때 알게 된 것이다.





거품이 이는 강물이 녹색으로 흐려진다, 실장석의 배가 터졌을 것이다.

뱃속에서 내장이 터져나오면서 내장도 연쇄적으로 파열한다. 그 때의 엄청난 출혈로 물의 색이 바뀐다.

작은 머리가 떠올랐다.

작은 손발도 떠오른다, 먹은 자실장 2 마리의 부분이다. 위장이 터진 것이다.

이어 구더기 실장이 떠올랐다.

원형을 유지한 채지만 약간은 소화된 듯 독라였다.

희게 탁해진 눈이 허공을 향하고, 물에 둥둥 떠서 맴돌고 있었지만, 갑자기 파칭! 배가 튀어올라 가라앉는다.

던진 후 10분 이상 경과했지만, 하얀 거품의​기세는 아직도 줄지 않는다.

세번째 담배에 불을 붙여 지켜보기로했다.





갑자기 친실장의 머리가 떠오른다.

머리카락도 귀도 없이 매끄러운 뒤통수를 위로 하여 떠오른다.

턱관절 윗부분이다.

하얀 거품에 씻겨지는 것처럼 얼굴의 측면이 빙글 위를 향한다.

아직도 고통의 형상을 나타내는 표정, 가로등의 빛이 두 눈에 반사된다.

눈부신다고 투덜대는 것처럼 그 눈이 파링! 유리처럼 깨져 흩어졌다.

그대로 빛을 잃은 머리는 천천히 하류로 흘러간다.

뒤를 쫓듯이 작은 고기덩어리가 흘러간다. 혀였다.

드라이 아이스도 얼마 남지 않았는지 속속 친실장의 잘게 조각난 부분들이 떠서 흘러간다.

턱 밑에서 어깨 근처까지의 고기 덩어리.

정체 모를 미끈미끈한 내장 덩어리.

유난히 흰 하얀 골반.

창자와 같은 긴 내장이 풀려나오는 가슴.

어깨에서 팔의 나머지 부분.

여러가지가 떠서 흘러간다..

이 시체는 아침까지 바다로 흘러가는 것일까, 아니면 하구에 겨우 도착하기 전에 수중 생물이 먹어치우는 것일까?

원래 들실장의 죽은 고기 따위를 즐겨 먹는 생물이 있는 것일까, 완전히 썩어 강바닥에 퇴적되면서 끝인 것일까?

담배 연기를 토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이윽고 거품의 기세가 약해졌다.



보골... 보골... 보골.....



문 담배가 다 타버렸지만 잠시 깨닫지 못하고, 나는 마지막 방울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보골... 작은 거품이 하나 올라온 뒤로 수면은 다시 고요함을 되찾았다.

잠시 수면을 바라보고 더 이상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 나는 어깨를 살짝 으쓱하고 자전거에 걸터앉았다.

콧노래를 섞으며 지방도를 계속 달려 도중에 있는 길가의 편의점에서 봉투를 버리고 야식과 맥주를 사들인다.





편의점을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 경관이 달라지고 시가지에 들어선다.

그 중에 내가 사는 맨션의 방도 있다.

그래, 내일 낭비한 드라이 아이스를 많이 구입해야지.

더운 여름이었지만 이제 가을이 찾아올 것이고, 셔벗보다 아이스 계열의 매출이 많아지는 시기도 가까운 것이다.

TV를 보면서 그런 것을 멍하니 생각하다 빈 맥주 캔을 버리고 이불 속에 들어갔다.

오늘도 아무 사건도 없는 평화로운 하루였다.

내일은 3일 연휴의 첫날이었지, 태풍이 지나갔으니 무척 화창한 날씨가 될 것이다.

바빠질 것 같다, 열심히 일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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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여름의 무더운 시기에 쓰고 있던 스크입니다.

내용이 전혀 정리되지 않아서, 곧 마저 쓰려고 방치하고 있었더니,

까맣게 잊고 겨울이 되었습니다.

거참. .

댓글 1개:

  1. 이게 왜 아이스크림점에서만 가능한 일..그냥 드라이아이스 존나 큰거일 뿐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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