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

현관을 열고보니 얼굴이 찌푸려진다. 악취가 난다.

 분명하게, 내가 지내던 방과는 다른 냄새.



 나는 황급히 방 안을 둘러본다.



 여기는 내가 지내는 원룸 아파트. 나는 지금 일터에서 막 퇴근한 참이다.



 일단 눈에 바로 들어오는 것은, 방 한가운데에 먹혀 어질러져있는 식재료.

 눈을 돌려보니, 냉장고의 문이 열려있다. 거기에다 어제 시골에서 보내준 야채가 들어있던 골판지상자가 벌러덩 뒤집혀있다.




 당황하며 고개를 돌려보니, 창문이 깨져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있다. 잠자리 위, 내 이불을 덮고있는, 기괴한 버러지.



 친자라고 생각되는 실장석 두 마리가, 새근새근 기분좋은듯이, 내 이불에서 자고있다.



 순간 오한이 든다.



 나는 실장석이 싫다.

 어쨌거나 냄새나고 더럽고 기분나쁘다. 보는것조차 싫다.

 세상에는 실장애호파라든가, 실장학대파라든가, 실장석을 키운다든가 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나에게는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기분나쁜 놈들, 만지는것도 싫다.



 ──그런 것이, 내 이불에서 자고있다.



 공포 뒤에는, 돌아버릴 정도로 의문이 떠오른다.



 ──어째서어째서어째서!?



 ──거짓말이야! 악몽이야! 어째서 내 이불에 실장석이 있냐구!!



 실장석이, 유리창을 깨고, 인가에 침입해서 어지르는 일이 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게 나한테 벌어지다니,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쨌거나, 졸도할것 같은 머리를 억지로라도 진정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한다.

 그 순간, 지독한 썩은내가 콧구멍을 덮친다.

 방안에 들어왔을때 맡은 냄새………

 이건………똥의 냄새!?



 ──우웁



 솟구쳐오르는 토악질을 필사적으로 억누른다.

 이 버러지는, 유리창을 깨고, 먹을것을 헤집어놓은것만이 아니라, 내 방에서 똥까지 싼건가! 내가 사는 집에서!!



 어디지?

 눈을 돌려보니, 똥인듯한 물체는 없다. 바닥은 젖어있지만, 저건 침이나 오줌일까?



 ──아니………설마………이불 안에서 똥을 싸버린건가………?







 ………아무래도 몇 초 동안, 선 채로 기절을 했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방을 치우지않으면 안된다. 피해상황이 어느정도인지도 알지 못한다.

 일단은 실장석을 붙잡도록 하자.



 나는 시골에서 보내준 채소가 들어있던 골판지상자를 손으로 든다. 대부분이 먹어치워졌고, 남아있는 것도 꼼꼼하게 죄다 한 입씩 씹어놓았다.

 시골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농사지으신 채소의 비참한 말로에, 울어버릴것같은 기분으로 채소의 잔해를, 음식물쓰레기 봉투에 넣는다.



 ──일단, 실장석은 이 골판지에 넣어두자.



 그렇다고는 해도, 맨손으로 이런 버러지를 만지는 것은 사양이다.

 현관 옆 장에 넣어둔 고무장갑을 끼고, 이불로 향한다.



 실장석은 이불 안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잠들어있다.

 어째서 이런 버러지에게 내 잠자리를 더럽혀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지, 서글퍼진다.



 일단은 이불을 치우고, 실장석을 골판지에 담자. 이번에는 고무장갑으로 이불을 들추는데에 저항감이 느껴졌지만, 어파치 이 이불은 세탁소 행이다.



 이불을 벗긴다. 즉시 강해지는 똥의 냄새. 역시, 이불 안에서 똥을 싸지른것이다.

 냄새로 멀리 떠나버릴것같은 정신을, 필사적으로 붙잡으며, 눈꼬리에 눈물이 고이는것을 느끼면서, 큰 쪽의 실장석을 쥔다.



 바로 공포가 등에서 정수리까지 꿰뚫는다.



 썩은 스폰지를 쥐는듯한 불쾌한 촉감.



 ──징그러! 징그러!! 징그러!!!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악!!!!」



 나는 쥔 것을 때려넣는 것처럼, 골판지상자에 던져넣었다.



「데엣!」



 뭔가 소리가 들린것같긴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쓸 여유가 없다.

 나는 옆에서 자고있던 새끼도 잡아서, 골판지에 던져넣는다.

 그리고 즉시 뚜껑을 덮고, 그 위에 방 안에 흩어져있는 잡지를 몇 권 얹어서 눌러두었다.







 이것만으로도, 숨이 가빠올 정도로 지친다.

 하지만 숨을 들이쉬면, 가득찬 똥 냄새도 들이마시게 되기에, 참아야한다.

 상자 안에서 뭔가 데스데스 떠들어대는 것이 들리지만, 무시하고 창을 활짝 연다.



 밖의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이불 위를 본다.

 녹색의 물체가 수북이 쌓여있다. 이것이 실장석의 똥인가.



 지독해. 이래서야 이 이불을 쓸수없겠어. 설령 아무리 깨끗히 세탁한다해도, 더이상 쓸 엄두가 안나.

 버리자.



 숨을 참으면서, 시트 째로 똥을 싸서, 쓰레기봉투에 쑤셔넣는다.

 쓰레기봉투 입구를 꽉 묶으니, 조금은 똥 냄새가 가신듯한 기분이 든다.



 일단은, 방의 청소이다. 실장석놈들의 처분은, 나중에 생각하자.



 어질러진 식재료를 음식물쓰레기봉투에 던져넣는다. 시골에서 보내준 채소만이 아니라, 어제 막 사온 고기와 생선도 전멸이다.

 카페트에는 뭔지 알수없는 체액이 진득하게 스며들어있다.

 자세히 보니, 바닥도 군데군데 더러워져있다.

 흙같은 더러움도 보이지만, 뭔지 알수없는 더러움도 있다. 커튼에도, 이상한 때가 묻어있다. 이것을 지금부터 청소할 것을 생각하니 서글퍼진다.

 그 이전에, 이 더러운거, 빠지기나 하는건가?



 나는 태어나서 겪어본적도 없는, 커다란 한숨을 내쉬며, 청소를 시작했다.











 간신히 청소가 끝날 때에는, 날짜가 바뀌어있었다.

 방에 돌아온 것이 7시 정도였으니까, 5시간 가까이 청소를 한 것이다.

 그 도중에 세제를 사러 간다든가 식사를 한다든가 하기도 했지만.



 카페트와 커튼의 더러움은, 아무리 해도 지워지지 않았다.

 카페트는 이불・요와 마찬가지로 말아서 끈으로 묶어, 방 한켠에 굴러다니고 있다. 이불은 무슨 쓰레기로 내놔야하는거더라?

 커튼은 어쩔수없이, 새것을 사올때까지는 그대로이다.

 탈취제를 죽도록 뿌려서, 일단 냄새는 잡아두었다.

 당분간은 이불이 없으니, 담요를 뒤집어쓰고 자지 않으면 안되지만 어쩔수 없다.

 쿠션도 더러워졌기에, 버리도록 한다. 그 똥버러지가 만진 것은, 가능한 한 방에 남겨두고싶지 않다.

 깨진 유리는 일단 골판지로 막았다.

 내일 관리인에게 연락해서, 유리업자를 불러달라고 하자.



 뼈아픈 지출이다. 머리가 아프다.







 어지간히 정리가 되었기에, 실장석을 가둬둔 골판지를 본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일단 세제를 사러 갔을 때에, 실장 관련의 책을 읽어서 조사를 했다.

 그 책에는 대놓고 「실장석에게 침입당하면」이라는 항목이 있었다.



 거기에 따르면, 멀쩡히 풀어줘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용서받았다」라고 착각을 해서, 또다시 오게 되는 모양이다.



 그리고 섣불리 죽이는 것도 하책.

 그 실장석 만이라면 괜찮지만, 가족이라든지, 침입하는 것을 본 다른 실장석이 있는 경우, 돌아오지 않는 것을 「그 집에서 키워지게 되었다」라고 생각해서, 자신도 키우라며 찾아오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뭐지, 이 사고방식은?



 가장 좋은 것이, 머리털을 뽑고, 옷을 빼앗는 처분을 해서 공원에 돌려보내는 것인 모양이다.

 옷과 머리털은 실장석에 있어 목숨 다음으로 소중한 것이고, 그것을 빼앗는 것이 최대의 벌이 되는 모양이다.

 공원에서 「그 집에 들어가면 이런 심한 꼴을 당한다」라는 이야기가 퍼지면, 다른 실장석도 침입하지 않게 된다나.



 ──머리털과 옷이라니………, 저걸 또 만져야하잖아?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다시금 침입당한다고 생각하면 돌아버릴것 같으니, 하지 않으면 안되고.



 실장석을 골판지에 넣을때 쓴 고무장갑을 다시 끼고, 가위를 옆에 두고, 골판지 뚜껑을 연다.



 「데엣!」



 갑자기 골판지 안에서 무언가가 날아들어, 내 뺨에 철퍽 하고 부딛힌다.



 ──뭐지?



 무심코, 손을 뺨에 가져다댄다.

頬손으로 만져보니, 진흙을 만지는듯한 촉감. 이건 설마………



 지독한 악취가 나를 덮쳤다.



 뺨에 부딛힌것, 그리고 골판지 안에서 같은 냄새가 나를 향해 쏟아진다.



 골판지 안을 보니, 똥벌레가 꼴좋다는 것처럼 데프데프 웃고있다.

 그 옆에서는 새끼가 테챠테챠 짖으면서 팔짝팔짝 뛰고있다.

 보니까 골판지 바닥에는, 방금 이불 위에서 본것같은 녹색의 물체가………







 ──이자식, 나한테 똥을 던졌어!!!







 위장 안쪽에서부터, 기분나쁜 것이 치솟아오른다.



 참지 못하고 나는 토했다. 골판지 안으로.



「데갸아!」

「테치이!!」



 실장석들이 비명을 지르지만, 알바 아니다.

 나는 토했다. 어쨌거나 토했다. 울면서 토했다. 토사물을 골판지 안으로, 말하자면 실장석 친자의 머리위에 쏟아부었다.



 간신히, 구토가 멎었다.

 여전히 메슥거리지만, 뱃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는지, 씁쓸한 위액이 나올 뿐이다.



 문득 골판지 안을 보니, 실장석 어미가 토사물 투성이가 되어, 데스데스 떠들고있다. 화를 내고 있는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 옆에는 자실장석이, 마찬가지로 토사물투성이가 되어서, 엎드려서는……… 내가 토한 것을………



 ──내가 토한걸 빨아먹고있어?



 오늘 몇 번째인지도 모를 한기가 온몸을 달린다.

 또다시 토악질이 올라오지만, 아무것도 나오질 않는다.



 나는 황급히 골판지 뚜껑을 덮고, 덕트테이프를 미친듯이 둘러감았다.







 ──말도안돼. 뭐야, 이 생물은!? 기분 나쁜것도 어느 정도지.



 ──이젠 싫어. 어째서 내가 이런 생물에 연관되어야 하는거야.



 ──내가 뭘 했다고? 어째서 이런 꼴을 겪어야하는거야!?







 테이프로 밀봉한 골판지상자를, 이불을 묶고 남은 끈으로, 다시금 엄중하게 묶는다.

 만에 하나라도, 안에있는 것이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이대로 버리자. 이젠 싫어. 더이상 상관하고싶지 않아.







 나는 골판지상자를 들고. 밤의 쓰레기장으로 달렸다.



 ──죄송합니다, 청소부아저씨………







   *****







 그로부터 나는, 시장과 시의회, 구청, 동사무소에, 실장구제의 진정서를 마구 써보냈다.

 집주인에게 이야기를 해서, 지인인 시의회의 사람에게 말해달라고 했다.

 시청의 창구에서 직접 담판도 지었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관공서에서는 일약 유명인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랬던 보람이 있어서, 일개월 후에, 대규모 실장석 구제가 행해지게 되었다.



 더이상 그 생물을 보지 않고 살수있는 것이다.



 잘됐어. 정말 잘된거야.







   끝



























 그때의 나는, 실장석의 생명력이라는 것을 아직 잘 알지 못했던것 뿐이었고………

댓글 6개:

  1. 으...불에 달군 냄비로 머리통 존나 치고싶은 충동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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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대처가 에미모친출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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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남자새끼 지체장애인임? 당황하는것도 잠깐이지 계속 지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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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인간이 좀 모자라 보이는듯.
    장애인이라 하는것도 이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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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바퀴벌레가집에침입해서 온집안에똥싸고 더럽히고니한테똥싼다고생각해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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